how i didn’t meet your mother

December 31, 2010

[책] ‘나는 공돌이’

Filed under: 테키, — cesia @ 1:25 am

우연히 회사 도서실에서 눈에 띄어 빌려 읽은 책. 머릿말의 다음 구절에서 확 끌어당김을 느꼈다.

단적으로 말해 한국은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이며 이공계는 우리의 수출을 주도하며 파이를 키워온 분야이다. 의사와 변호사는 파이를 키우기보다 나눠먹는 직업인데, 근본적으로 파이가 적으면 아무리 큰 몫을 차지해도 허기를 면하기 어렵다. 이공계 인재만이 큰 파이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요리사다.

하지만 TV를 보라. 드라마는 변호사 스토리가 주류이고, 쇼게스트로 의사만 부르면서, 뉴스시간에만 이공계를 살리잔다. 신문은 또 어떤가? 대통령과 맞장뜨려던 버릇없는 검사들을 정의의 사자로 변신시키고, 허구한 날 연예인 억대 몸값 기사를 대문짝만하게 내보내면서,  어쩌다 나오는 기획기사에서만 이공계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니, 시체말로 생쇼하고 있다.

진실로 이공계를 살리자는 뜻이 있기는 한 것인가. 자기네들이 샴페인 터뜨리며 파티할때, 공돌이는 돌쇠처럼 묵묵히 봉사해 달라는 이야기가 아닌가. 그런데 어린 중고생들이 먼저 눈치를 채고 돌쇠 노릇은 안하겠다고 줄행랑 치니, 살살 달래보고 싶은 것이 아닐까.

실로 명쾌한 현실진단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저자는, 공돌이 문제의 역사, 한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주택문제, 결혼문제, 통근문제 등등.. 이공계 인간 노릇한지 20년이 넘은 나도 미처 몰랐거나 생각지 못했던 진단들이 튀어나오는데는 감탄할 정도.

하지만 진짜로 이 책에서 감탄할만한 점은, 저자가 문제의 해결 책임을 사회에만 돌리지 않고 – 그런 내용도 물론 있지만 – 공돌이들에게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젋은이여 짱돌을 들어라, 식이 아닌 건설적이고 사회적으로도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제 살길을 찾아라라는 식의 행동강령으로.

단점에 비해 장점은 별로 부각되고 있지 않은 공돌이기에, 저자는 공돌이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들과 그걸 최대화하는 방법들에 대해 얘기하며 책을 마친다. 세계적인 채용기회, 수학적 백그라운드에 기반한 인접 학문/기술 습득 능력, 프리랜서로의 활동가능성 등 말이다. (문제는, 내가 그럴만큼의 퀄리티가 되는 인재인가 하는 점인데.. 결국 그거야 각자 노력하는 수 밖에.)

책 뒤에는 한국의 과학/기술계의 내노라하는 인물들이 추천사를 쓰고 있다. 황우석 교수가 첫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건 조금 그렇지만, 그 외에도 진대제, 로버트 로플린, 오명, 임형규 등 개인적으로 존경할만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추천사를 썼다. 후배들에게 보내는 저자의 충고에 깊이 공감하는 듯.

물론 저자는 사회적으로도 여러가지 제안을 하고 있다. 대부분 동의.

  • 석사 학위자에게 가장 유리하도록 기술사 제도의 활성화
  • 의대 정원 확대
  • 국가 주도로 고급 기술인력 수출
  • 미국식이 아닌, 프랑스식 연구제도 도입
  • 교수들에게나 혜택이 돌아가는 BK21 같은것 보다, 유학생이나 박사후 과정 학생의 해외지원 확대

이 책의 출판일은 2004년. 아직까지 물론 도입된 것은 없다. 하지만 사회는 사회고, 개인은 개인이다. 김국현님도 말씀하셨듯, 정말 중요한 것은 그것인듯.

December 3, 2010

Tegra2 핸드폰 – 과연?

Filed under: 테키 — cesia @ 8:45 am

슬슬 내년초에 출시 예정이라는, 듀얼코어 사용한 모바일 단말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중. 그리고 그중 상당수가 – LG 스타폰을 포함하여 – Nvidia의 Tegra2로 개발 중이라고 한다. 실로 걱정스러운 뉴스가 아닐 수 없다.

Tegra2의 가장 큰 문제는, ARM의 SIMD 유닛인 NEON이 들어있지 않은 것. 물론 많은 UI 기능이 GPU/OpenGL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안드로이드에서 상당한 부분이 CPU에서 수행되는 것을 생각할때, 과연 SIMD도 없는 프로세서로 Apple 단말들의 상대를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울 수 밖에. 듀얼코어로 이룰 수 있는 성능향상이 잘해야 1.5~2배인데, SIMD로는 보통 4배 가까운 성능을 낼 수 있으니까.

또 하나의 문제는,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는 GPU. 당연히 Nvidia에서 나온 SoC이므로 최소한 GPU 성능만은 기존에 많이 쓰이는 SGX 코어보다 나을 것이라고들 생각할텐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아직 명확한 스펙이 공개되지 않았으니 알 수 없지만, 생각해보면 데스크탑 GPU를 잘 만들었다고 모바일용도 잘 할 이유는 없다.

거기에 전력/발열 문제도 꽤 심각하다는 얘기도 있고.. 이렇게 생각해 보면, 지금쯤 윗사람들에게 쪼이면서 차세대 전략폰 ^^ 을 만들고 있을 엔지니어 친구들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아니, Nvidia에서는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다는데, 왜 너흰 이것 밖에 못 만들어, 하면서. OTL.

December 1, 2010

다음 아이패드에 바라는 것.

Filed under: 테키 — cesia @ 9:37 am

슬슬 2세대 아이패드의 발표 시점이 다가오고 있어서 여러 루머들이 나오고 있는 모양이지만, 사실 개인적으로 가장 가능성 높다고 생각하는 예상은 “HW적으로는 크게 바뀔 것 없다”라는 것이다. 그것은 그것대로 실망스러운데, 새로운 시장/수요를 개척한 아이패드인 만큼, 소비자의 기대도 쏟아지고 있기 때문. 아래는 그러한 개인적인 소망들과, 왜 그것이 이번에 실현되기 힘들 것 같은지에 대한 예상.

1. 높은 해상도. 아이폰4가 아니더라도, 요즘의 왠만한 폰들이 800*480 정도의 해상도를 4인치보다 작은 액정에서 구현하고 있다보니, 누구의 눈에건 아이패드의 해상도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솔직히, 이걸로 e-book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이해 안될 정도.

문제는, 단기간에 이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 아이패드와 같은 10인치 정도의 크기라면, 이상적으로는(참조) 1400*1050 정도는 되어 주면 좋겠지만, 이러면 XGA와의 호환성을 맞출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QXGA로 가자니, 그런 고해상도 액정을 수급할 방법이 만만치 않을테고, 또한 프로세서(CPU, GPU) 성능이 저 해상도를 받쳐줄 수 있느냐의 문제도 있다. (아마 힘들 듯.) 결국 차세대 아이패드에도 현재의 XGA 해상도를 그대로 가져갈 수 밖에 없어보인다.

2. 더 높은 프로세서 속도. 아이패드는 느리다. 물론 놀라운 기기지만, 생각해보면 아이패드 앞에서 화면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꽤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필기노트 앱들을 써보면, 아직 반응속도가 필기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즉, 아이패드는 throughput과 responsiveness 양쪽 측면 모두, 사용성을 위해 개선할 점이 많이 남아 있다.

하지만 역시, 저 두 측면 모두 2세대 아이패드에서 시원스럽게 해결할 수 없어 보인다. throughput 문제의 쉬운 해결책은 듀얼코어이고, responsiveness 개선을 위해서는 더 높은 clock의 CPU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나, 아직 삼성의 Orion (듀얼코어 Cortex-A9)은 발표만 된 상태이고 그 역시 1Ghz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사용자에게 느껴질 정도의 UX 경험 차이를 주기 위해서는, 최소 1.5Ghz 듀얼코어 정도는 되어야 할텐데, 2011년초의 타임프레임에서 애플이 이런 프로세서를 사용할 수 있는 전망은 없어보인다.

3. 더 가벼운 무게. 많이 제기되는 문제점이므로, 아마도 다음번 모델에서 먼저 해결을 시도할 것으로 생각되는 사안.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그리 큰 문제라고 생각지 않으나, 다른 7인치 태블렛들의 발매(와 마케팅)로 인해, 애플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 역시 변화의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이, 무게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배터리라는 점 때문이다. 아이패드의 가장 큰 세일즈포인트의 하나가 오래가는 배터리였던 것을 생각하면, 약간의 무게 감소를 위해 배터리 타임을 감소시키는 것을 잡스가 용납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듯. 가능한 것은, 설계 최적화 혹은 디스플레이 사이즈 축소인데, 둘다 쉽지 않은 해결책이다.

결국 그래서, 지금과 거의 변화가 없는 (카메라 정도는 달리겠지만) 2세대 아이패드를 예상한다는 것. 내안의 지름신께서는 한탄하시겠지만, 지갑 사정을 고려하면 다행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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